2018. 11. 29. 19:47ㆍ강원도
영월 관풍헌
영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부시장을 지나 동쪽 봉래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관풍헌에 이른다.
관풍헌(觀風軒)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6호로 영월객사의 동헌으로서 조선 태조 7년에 건립되었다고 전해진다.
1457년(세조 3) 세조에 의해 왕위를 찬탈당한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청령포에서 유배생활을 하던중 홍수가 나서 이곳 관풍헌으로 이어하여 머무르다가 세조가 단종복위운동을 구실로 금부도사 왕방연(王邦衍)으로 하여금 사약을 내리게 하여 단종은 이 해 10월 24일 이곳에서 승하하였다.
자규루
자규루는 관풍헌 건물에서 동남쪽 경내에 위치하고 있다.
자규루는 단종(재위 1452∼1455)이 세조(재위 1455∼1468)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었을 때 잠시 지내던 곳이다. 단종은 이 누각에 자주 올라가 자규시를 지었다고 한다. 자규란 피를 토하면서 구슬피 운다고 하는 소쩍새를 가르키는 말로 자신의 처지를 견주어 지은 것이다. 원래는 세종 10년(1428) 군수 신권근에 의해 지어져 ‘매죽루’라 불리웠으나 단종의 자규시가 너무 슬퍼 누각이름을 매죽루에서 자규루로 바꿨다고 한다.
단종의 자규시
원통한 새 한 마리가 궁궐에서 나오니
외로운 몸 그림자마저 짝 잃고 푸른 산을 헤매누나
밤은 오는데 잠들 수가 없고
해가 바뀌어도 한은 끝없어라
산에 울음소리 끊어지고 달이 흰 빛을 잃어 가면
피 흐르는 봄 골짜기에 떨어진 꽃만 붉겠구나
하늘은 귀먹어 하소연을 듣지 못하는데
서러운 이 몸의 귀만 어찌 이리 밝아지는가
'자규(子規)'는 소쩍새를 말하는데 중국 촉나라황제 망제(望帝: 杜宇 두우)가 믿었던 신하로부터 배척 당해 쫓겨나 촉나라로 돌아가지 못하고 떠돌다가 죽어서 그 혼이 이 새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새다.
그래서 한이 맺혀 이 산 저 산 다니면서 목과 가슴에 피가 나도록 밤새 운다고 한다.
소쩍새 울음소리는 한 밤이 지새도록 울어 그 애틋한 울음소리는 듣는 사람에게 시적 감흥을 일으켜 예부터 많은 시의 구절에 올라왔다.
사람들은 소쩍새를 자규(子規) 외에도 두견, 망제혼, 귀촉도, 불여귀, 접동새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러왔다.
단종에게 세조가 내린 사약을 진어하고 돌아가던 금부도사 왕방연은 청령포가 보이는 서강가에서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며 시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도다
울어 밤새 예놋다
'예놋다'는 '옛말'로서, '가는구나/가도다'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