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멀리 - 강은교
2015. 9. 6. 10:31ㆍ좋은 글
너무 멀리
강은교
그리움을 놓치고
집으로 돌아오네
열려 있는 창은
지나가는 늙은 바람에
시간을 묻고 있는데
오, 그림자 없는 가슴이여
기억의 창고여
누구인가 지난 밤 꿈의 사슬을 풀어
저기 창 밖에 걸어 가고 있구나
꿈속에서 만난 이와
꿈속에서 만난 거리와
아무리 해도 보이지 않던 한 사람의 얼굴과
그 얼굴의 미세한 떨림과
크고 깊던 언덕들과
깊고 넓던 어둠의 바다들
어디선가 몰려오는 먹구름 사이로
너무 멀리 왔는가